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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2014.06.01 그 날의 오글거림

변했고, 변해가고, 앞으로도 변해야할 것 같은...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일까?

많은 것들이 변해가고 세상에 영원할 것만 같던 것들이 어느 새 계절이 바뀌 듯 사라져만 가는 모습들을 볼 때마다 내가 이제 서른이 되었구나 하는 걸 느낀다. 나란 놈의 성격도 참 많이 변해서 많은 이들이 불편해하게 만드는 재주를 갖게 되었다. 아주 용하리 만큼 말이다.

예전엔 글 쓰는 것도 그렇게 좋아하더니 이제는 무언가를 생각하고 쓰는 것조차도 귀찮아하는 모습을 보며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박지성이 은퇴선언을 하며 한 시대의 종말을 고하였고, 한 때 삘 꽂혔던 밴드 메이트도 재결합할 생각은 없어보이고, 내가 좋아하던 가수들은 모두 옛날이 되었고 수많은 음악의 홍수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이고 많은 시간을 들여야 겨우 찾아들을 수 있는 음악들이 주류인 시대가 되었다. 일본음악은 이제 듣지 않게 된지 오래되었고 일본드라마도 나에게 큰 재미를 주지 못하게 되었고, 일본애니도 마찬가지...

예전엔 무언가 내가 원하는 것을 구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다른 친구들보다 먼저 다운받아 보고듣고 즐기는 희열감(?)같은 것이 있었는데 요즘은 무엇이든 간단한 검색이면 찾아낼 수 있고 구할 수 있게 되니 노다지를 캐는 즐거움 같은 것이 사라져버렸다는 것이 아쉽다.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으로 한참 채팅할 때는 아무에게나 말걸고 놀고 그랬는데 지금은 카카오톡이라는 스마트폰 채팅 어플이 세상을 정복해버리면서 always 온라인모드를 만들어버렸고 서로서로에게 연락하기 부담스러워지거나 연락처에서 찾아내 연락을 취해야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세상을 참 멋모를 때 위로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던 때가 가장 아름다웠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고 남들보다 일찍 기득권층에 속하게 되면서 아무것도 노력하지 않게 되자, 서서히 차츰차츰 망가져가는 나를 보게 되었다. 오늘이 오기 중간 어디쯤에서도 깨달았었으나 관성의 법칙처럼 별수없이 4년을 보내왔다. 이제는 왜이렇게 누군가에게 연락하는 일이 힘든 일이 되어버렸는지.. 왜이렇게 남인생사를 부러워만하는 찌질이 인생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처음엔 인정할 수 없었다. 아니 사실 지금도 인정하기 싫은 점이다. 나도 다른 이들과 별다른 점이 없는 뿐만이 아니라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오히려 더욱 위축되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도대체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어디인가에 대한 물음이 자꾸만 커져 간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한 삶을 수반하는 행복을 얻기 위해선 그에 응당한 아픔이 따라야겠지

아프기만 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만큼 미련하고 멍청한 일도 없을거다.

그저 즐거운 일 많고 재미있는 일 많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계속 웃고 지냈으면 좋겠다.

내 얼굴을 거울에 비춰볼 때마다 기분좋은 미소를 띤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오도록 만드는 것은 나 자신이 개척해가는 길이겠거니 생각해본다.



2019년으로부터 5년전의 글이다. 서른 줄에 접어들었을 때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글. 소중히 간직해야지^^